
■ 전시 정보
▪ 프로젝트명: 이 작품 시리즈 8
▪ 참여 작가 : 임지현
▪ 전시 제목 : 《 face to face 》
▪ 전시 기간 : 2025년 8월 8일(금) ~ 8월 30일(토) * 8월 15일 광복절 정상 운영합니다
▪ 오프닝 리셉션 : 2025년 8월 8일(금)오후 5~7시
▪ 운영 시간 : 화~토요일 11:00~18:00/ 일요일, 월요일 휴무
▪ 전시 장소: 페이지룸8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18, 3층) *출입구는 건물 뒤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 전시 장르 및 규모: 회화 23점
▪ 전시 기획: 박정원(페이지룸8 디렉터)
▪ 문의: 02-732-3088, pageroom8@naver.com
■ 전시 소개
페이지룸8의 ‘이 작품 시리즈’는 주로 중진 작가의 작품 1점을 중심으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형식의 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는 특별히 1992년생 임지현 작가를 초대한다. 그의 작품은 최근 5년간 자연물과 식물 등에서 발견한 생명력을 소재로 하여 작가의 다각적인 시선의 변화를 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작에서 작가의 관점이 적극적으로 개입되면서 추상적인 형상과 강렬한 색채가 발현되고 있다. 식물을 관찰하고 확대하면서 발견하는 대상의 새로운 구도와 형상은 회화 장르로 변환되면서 캔버스를 표피 삼아 문지르거나 비비는 등 직관적인 행위와 태도로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결과물은 작품 제목이자 작가의 개념을 엿볼 수 있는 언어의 형태로 의미 전달되는 체계를 가지게 된다. 이렇게 현 시점에 드러난 임지현 작가의 작품 속 이미지들은 작가만의 연대별 작품들과 수많은 연구작들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일련의 근작들이 시각적 파편으로 휘발되지 않도록 최근작에서 보이는 주요 특징들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이 작품”을 선정하여 제기될 수 있는 담론들을 거둬보기로 한다.
■ 전시 서문
침잠 후 “들어 올려진” 이미지들에 대하여
글 박정원 페이지룸8 디렉터
임지현 작가의 이미지는 대상을 재현하거나 관찰을 통해 보이지 않는 부분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직면하는 대상을 시각적으로 해체하고 분절함으로써 다른 개체를 얻거나 변환하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식물과 같은 자연물에 대한 생물학적 특징과 존재론적 가치 등 관념으로 귀결될만한 요소에 닿지 않게 하려는 작가만의 노력이 보인다. 그 결과 그의 그림에 있는 식물이나 꽃을 소재로 한 형상은 꽃처럼 보이지만 꽃이 아니며 식물을 그렸지만 식물이 아닌 그림이다. 대면하는 대상을 가장 쉽고도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각’을 통해 작동하는 감각의 회로에 자체적인 제동을 건다는 점에서 임지현 작가의 이미지는 현시점에서 평이한 소재를 이용하되 평범하지 않은 시각 예술로서 충분히 조명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의 작품들은 작가의 관점에 따라 포착한 이미지들 간의 상호 작용을 이루며 다음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관점만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이미지 연대기의 수순을 취하지 않는다. 그 사이에 촘촘하게 들어서 있는 회화적 공정 과정들이 이미지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 지점이 미술 사조의 명작들 속 형상이나 비슷한 소재의 측면에서 엮을 수 있는 작품들과 임지현 작가의 그림을 병치할 수 있으리라는 심증을 불식하고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게 만든다.
이 작품, 〈Facing Each Other〉
2025년 7월, 가장 최근에 완성한 〈Facing Each Other〉는 2024년 초에 그린 〈Tentacle 1,2〉* 와 2024년 6~7월에 제작한 〈Freckle〉과 동일한 길이의 120호 작품이다. 이 세 작품은 각각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된다. 길지 않은 연대기에서 제일 앞서 있는〈Tentacle 1,2〉는 식물 중 난초 꽃을 소재 삼아 그린 초기작에 해당하며 캔버스 테두리를 별개의 재료와 색을 사용함으로써 프레임을 만들었다. 미디엄을 갈아낸 요철을 붉은색 물감으로 문지른 부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상앗빛의 매끈하고 뾰족한 입체감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에게 작품의 소재가 되었을 자연물의 ‘촉수’같은/‘촉수’에 해당하는 부위는 캔버스에 안착되면서 원초적인 본성을 잃는다. 이와 동시에, 그때부터는 작가 개인의 브러시 스트로크와 문지르고 비비고 갉아내고 다시 물감을 덧입히는 등 일련의 회화적 행위만이 화면 위에 존재한다.
〈Freckle〉에 주요하게 부각되는 다발적으로 흩어진 흐릿하고 선명한 점들은 사실 작가가 표면을 갈아내면서 떨어져 나온 미세한 아크릴 물감 입자들이 문지르는 과정에서 우연하게 섞이며 점처럼 남게 된 것이다. 임지현 작가는 캔버스 표면의 톤을 서서히 그러데이션 처리를 하고 매끈하게, 또 거칠게 있어야 할 부분들을 다듬는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화장make-up”이라는 표현을 쓴 바 있는데, 어쩌면 아티스트의 태도를 유지한 채 캔버스에 서서히 드러나는 형상을 독립적으로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이것은 자연물을 의인화하거나 대상의 동물성을 찾는 탐구적인 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손과 눈을 통해 드러나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직면하고 있지만, 캔버스를 떠나기 전까지 끝을 의식하지 않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
〈Facing Each Other〉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임지현 작가의 이미지가 가지는 개념적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와 작품이 각자 자의식을 가진 듯 마주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단순화된 형상과는 달리 실제 이 작품을 마주했을 때는 그 표피의 실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푸른 회색 톤의 배경과 더불어 곱게 이어지는 색채들의 연결 지점은 입체감과 음영을 만든다. 미세한 광택과 얇고 붉게 긁힌 자국, 점무늬들이 각각 다른 시점에 완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공고한 표면을 가진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 〈Tentacle 1,2〉과 〈Freckle〉에서와는 달리, 작가가 설정한 캔버스 가장 자리 프레임은 전면에 있지 않고 옆면의 반 정도 위치로 밀려나 걸쳐져 있다. 즉, 형상이 앞서 있는 구조가 되었다. 작품, 〈Facing Each Other〉는 캔버스를 갈고닦고 다시 반복해서 칠하는 물리적인 과정으로 침잠시킨 후에, 작가와 관객 앞에 선 독립적인 이미지로서 존재한다.
“들어 올려진”
임지현 작가의 작업 과정에서 자연물에 대한 감정 이입이나 관념을 무의식적으로 택하게 되는 의미망을 벗어나려는 태도가 선행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가 작품을 완성 시킨 후에 이름 붙인 제목들이, 제작 과정에서 다소 어렵게 유지한 중립적 태도를 전복시킬 우려에 대해서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임지현 작가의 작품 제목은 그 대상의 특징을 가리키거나 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기로 한다.
최근작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요소는 검붉은 버건디 색채의 배경과 대비되며 조명되는 형상에 있는데, 지금까지의 화면을 연출하는 방법에서 새롭게 도출된 것이다. 작가의 눈에만 포착된 소재의 일부를 내면에 있는 가상의 장소로 이동시킨다고 가정할 때, 배경에 해당하는 버건디 컬러는 그 특정된 장소처럼 여겨진다. 마치 어떤 모습으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지 모를 열매나 씨앗을 품고 있듯이, 작가는 그 장소에 작품의 전신이 될 소재를 잠길 듯 가라앉힌 채 기다린다. 조금씩 떠오르는 형상들과 색채는 붓으로 조심스럽게 쓸고 손으로 비비기도 하고 문지르며 발굴해 나아간다. 임지현 작가가 말하는 “들어 올려진”다는 표현은, 그의 제작 과정에서 유지하는 태도와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작품 〈Orchid Mantis〉에서 어떤 깊은 심연에서 실크처럼 나풀거리거나 유영하면서 존재하는 형상들이 드러나지 않다가, 불현듯 부표처럼 심연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시공간 자체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든다. 흥미로운 것은, 이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난초 사마귀’라는 작품명이 대상 자체를 지칭할 것이라는 인식 체계에 제동을 건다는 것이다. 규정된 것을 빗겨 “보려는” 관객의 태도는 결국 이미지를 최초로 대면한 작가의 태도와 비슷한 맥락에 놓인다. 또 다른 신작 〈Snaggle Teeth〉, 〈Ribbon〉, 〈Butterfly Tongue〉, 〈Navel〉, 〈Earlobe〉, 〈Fruit and Stinger〉, 〈Summer〉, 〈Flaring〉 등 역시 광범위하게 펼쳐진 하나의 심연에서 침잠되어 있다가 한 사람에 의해 서서히 들어 올려진 이미지들이다.
“회화적 신체”
임지현 작가의 자연물에서 시각적으로 얻은 각각의 장면들이 전시라는 형식으로 하나의 공간에 놓임으로써 작품과 대면하는 개인이 시각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저마다 다른 완전체를 상상할 수 있다. 그 기저에는 자연물을 소재로 삼지만 회화로의 진입 창구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캔버스의 여백을 정이 닿지 않는 조각 이전의 덩어리처럼, 아직 수면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은폐된 존재를 기다리듯이 일관하는 작가의 태도에 있다. 기다림의 과정은 재료와 붓질 그리고 일련의 회화적 행위들로 이루어진다. 임지현 작가가 직면하는 회화는 스스로 감각할 수 있을 정도의 예민한 표면이어야 하고 부분이나 요소가 어떤 전체를 이루는 얼개가 존재하는 구조를 지녀야 한다. 이를 통해 개념적으로 수반되는 유동성과 미세한 운동성은 그의 이미지가 의미나 표상으로 고정되지 않도록 돕고, 작가가 추구하는 “회화적 신체”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회화적 신체는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하기에, 앞으로 임지현 작가의 다양한 색채와 행위가 결합된 회화의 구조적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
* 참고작

참고작) 임지현 Im Jihyun, 〈Tentacle 1〉,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97 x 193.9 cm (120M) , 2024

참고작) 임지현 Im Jihyun, 〈Tentacle 2〉,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97 x 193.9 cm (120M) , 2024

참고 사진) 임지현 Im Jihyun, 〈Tentacle 1,2〉, 더프리뷰성수2024_페이지룸8 부스 전시 전경, 에스팩토리 *조각: 류예준 작가 작품
■ 출품작 이미지

1. 임지현 Im Jihyun, 〈Facing each other〉,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193.9 x 130.3 cm (120F), 2025

2. 임지현 Im Jihyun, 〈Freckl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193.9 x 112.1 cm (120P), 2024

3. 임지현 Im Jihyun, 〈Orchid Mantis〉,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130.3 x 80.3 cm (60M), 2025

4. 임지현 Im Jihyun, 〈Snaggle Teeth〉,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116.8 x 80.3 cm (50P), 2025

5. 임지현 Im Jihyun,〈Ribbon〉,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90.9 x 60.6 cm (30M), 2025

6. 임지현 Im Jihyun,〈Butterfly Tongu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50 x 72.7 cm (20M), 2025

7. 임지현 Im Jihyun,〈Navel〉,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60.6 x 60.6 cm (20S), 2025

8. 임지현 Im Jihyun,〈Hill〉,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40.9 x 60.6 cm (12M), 2025

9. 임지현 Im Jihyun,〈Earlob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3.4 x 53 cm (10M), 2025

10. 임지현 Im Jihyun,〈Fruit and Stinger〉,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1.8 x 31.8 cm (6S), 2025

11. 임지현 Im Jihyun,〈Flaring〉,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1.8 x 31.8 cm (6S), 2025

12. 임지현 Im Jihyun,〈Parting Lin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1.2 x 33.4 cm (4P), 2025

13. 임지현 Im Jihyun,〈Sting〉,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1.2 x 33.4 cm (4P), 2025

14. 임지현 Im Jihyun,〈Summer〉,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3.4 x 21.2 cm (4P), 2025

15. 임지현 Im Jihyun,〈Glossa〉,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7.3 x 16 cm (3M), 2025

16. 임지현 Im Jihyun,〈Bonebed〉,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61.2 x 162.2 cm (100호 변형), 2025

17. 임지현 Im Jihyun,〈Pith〉,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3.4 x 21.2 cm (4P), 2025

18. 임지현 Im Jihyun,〈Thorn and Bead〉,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3.4 x 53 cm (10M), 2025

19. 임지현 Im Jihyun,〈Bridg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40.9 x 24.2 cm(6M), 2025

20. 임지현 Im Jihyun,〈Dew and Dust〉,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40.9 x 24.2 cm (6M), 2025

21. 임지현 Im Jihyun,〈Flesh〉,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7.3 x 16 cm (3M), 2025

22. 임지현 Im Jihyun,〈Sleek Nest〉,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7.3 x 16 cm (3M), 2025

23. 임지현 Im Jihyun,〈Bird〉,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7.3 x 19 cm (3P), 2025
■ 작가 약력
임지현 IM JIHYUN (b. 1992)
학력
2015 세종대학교 회화과 (한국화 전공) 졸업
2018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학과(한국화 전공) 졸업
개인전
2025 face to face, Pageroom8, 서울
2023 Climber, 상업화랑 을지로, 서울
2021 Kick, KEEP IN TOUCH, 서울
단체전
2025 Support SARUBIA, Project Space Sarubia, 서울
2025 OCTO, Pageroom8, jiwooheon, 서울
2024 Skins, Pipe Gallery, 서울
2024 Forgotten Realm, 전시공간, 서울
2024 Next-Up, 온수공간, 서울
2024 숨쉬는 선, VODA Gallery, 서울
2023 양희성 임지현 2인전, Mr. Goat, 서울
2023 야성의 부름, Rabbit and Tiger, 서울
2023 Cookie Crumble, 유영공간, 서울
2022 Flâneur, Pipe Gallery, 서울
2022 C.V전: 한 사람의 생애, 빌라해밀톤, 서울
2021 on going, 오픈스페이스 배, 부산
2021 다시 만날 때까지_part3, Show and Tell, 서울
2020 계모의 축복, 미아리 하부공간 미인도, 서울
2017 제3회 뉴드로잉 프로젝트, 양주 장욱진 미술관, 양주
작품소장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서울특별시청 문화본부 박물관과
선정
2023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개인전 선정
2022 <RE:SEARCH>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 선정
2021 <SEARCH_ 예술적 거리두기 해제법>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
2021 오픈스페이스 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참여
■ 전경 전경(사진_양이언)















■ 전시 정보
▪ 프로젝트명: 이 작품 시리즈 8
▪ 참여 작가 : 임지현
▪ 전시 제목 : 《 face to face 》
▪ 전시 기간 : 2025년 8월 8일(금) ~ 8월 30일(토) * 8월 15일 광복절 정상 운영합니다
▪ 오프닝 리셉션 : 2025년 8월 8일(금)오후 5~7시
▪ 운영 시간 : 화~토요일 11:00~18:00/ 일요일, 월요일 휴무
▪ 전시 장소: 페이지룸8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18, 3층) *출입구는 건물 뒤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 전시 장르 및 규모: 회화 23점
▪ 전시 기획: 박정원(페이지룸8 디렉터)
▪ 문의: 02-732-3088, pageroom8@naver.com
■ 전시 소개
페이지룸8의 ‘이 작품 시리즈’는 주로 중진 작가의 작품 1점을 중심으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형식의 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는 특별히 1992년생 임지현 작가를 초대한다. 그의 작품은 최근 5년간 자연물과 식물 등에서 발견한 생명력을 소재로 하여 작가의 다각적인 시선의 변화를 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작에서 작가의 관점이 적극적으로 개입되면서 추상적인 형상과 강렬한 색채가 발현되고 있다. 식물을 관찰하고 확대하면서 발견하는 대상의 새로운 구도와 형상은 회화 장르로 변환되면서 캔버스를 표피 삼아 문지르거나 비비는 등 직관적인 행위와 태도로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결과물은 작품 제목이자 작가의 개념을 엿볼 수 있는 언어의 형태로 의미 전달되는 체계를 가지게 된다. 이렇게 현 시점에 드러난 임지현 작가의 작품 속 이미지들은 작가만의 연대별 작품들과 수많은 연구작들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일련의 근작들이 시각적 파편으로 휘발되지 않도록 최근작에서 보이는 주요 특징들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이 작품”을 선정하여 제기될 수 있는 담론들을 거둬보기로 한다.
■ 전시 서문
침잠 후 “들어 올려진” 이미지들에 대하여
글 박정원 페이지룸8 디렉터
임지현 작가의 이미지는 대상을 재현하거나 관찰을 통해 보이지 않는 부분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직면하는 대상을 시각적으로 해체하고 분절함으로써 다른 개체를 얻거나 변환하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식물과 같은 자연물에 대한 생물학적 특징과 존재론적 가치 등 관념으로 귀결될만한 요소에 닿지 않게 하려는 작가만의 노력이 보인다. 그 결과 그의 그림에 있는 식물이나 꽃을 소재로 한 형상은 꽃처럼 보이지만 꽃이 아니며 식물을 그렸지만 식물이 아닌 그림이다. 대면하는 대상을 가장 쉽고도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각’을 통해 작동하는 감각의 회로에 자체적인 제동을 건다는 점에서 임지현 작가의 이미지는 현시점에서 평이한 소재를 이용하되 평범하지 않은 시각 예술로서 충분히 조명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의 작품들은 작가의 관점에 따라 포착한 이미지들 간의 상호 작용을 이루며 다음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관점만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이미지 연대기의 수순을 취하지 않는다. 그 사이에 촘촘하게 들어서 있는 회화적 공정 과정들이 이미지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 지점이 미술 사조의 명작들 속 형상이나 비슷한 소재의 측면에서 엮을 수 있는 작품들과 임지현 작가의 그림을 병치할 수 있으리라는 심증을 불식하고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게 만든다.
이 작품, 〈Facing Each Other〉
2025년 7월, 가장 최근에 완성한 〈Facing Each Other〉는 2024년 초에 그린 〈Tentacle 1,2〉* 와 2024년 6~7월에 제작한 〈Freckle〉과 동일한 길이의 120호 작품이다. 이 세 작품은 각각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된다. 길지 않은 연대기에서 제일 앞서 있는〈Tentacle 1,2〉는 식물 중 난초 꽃을 소재 삼아 그린 초기작에 해당하며 캔버스 테두리를 별개의 재료와 색을 사용함으로써 프레임을 만들었다. 미디엄을 갈아낸 요철을 붉은색 물감으로 문지른 부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상앗빛의 매끈하고 뾰족한 입체감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에게 작품의 소재가 되었을 자연물의 ‘촉수’같은/‘촉수’에 해당하는 부위는 캔버스에 안착되면서 원초적인 본성을 잃는다. 이와 동시에, 그때부터는 작가 개인의 브러시 스트로크와 문지르고 비비고 갉아내고 다시 물감을 덧입히는 등 일련의 회화적 행위만이 화면 위에 존재한다.
〈Freckle〉에 주요하게 부각되는 다발적으로 흩어진 흐릿하고 선명한 점들은 사실 작가가 표면을 갈아내면서 떨어져 나온 미세한 아크릴 물감 입자들이 문지르는 과정에서 우연하게 섞이며 점처럼 남게 된 것이다. 임지현 작가는 캔버스 표면의 톤을 서서히 그러데이션 처리를 하고 매끈하게, 또 거칠게 있어야 할 부분들을 다듬는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화장make-up”이라는 표현을 쓴 바 있는데, 어쩌면 아티스트의 태도를 유지한 채 캔버스에 서서히 드러나는 형상을 독립적으로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이것은 자연물을 의인화하거나 대상의 동물성을 찾는 탐구적인 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손과 눈을 통해 드러나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직면하고 있지만, 캔버스를 떠나기 전까지 끝을 의식하지 않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
〈Facing Each Other〉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임지현 작가의 이미지가 가지는 개념적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와 작품이 각자 자의식을 가진 듯 마주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단순화된 형상과는 달리 실제 이 작품을 마주했을 때는 그 표피의 실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푸른 회색 톤의 배경과 더불어 곱게 이어지는 색채들의 연결 지점은 입체감과 음영을 만든다. 미세한 광택과 얇고 붉게 긁힌 자국, 점무늬들이 각각 다른 시점에 완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공고한 표면을 가진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 〈Tentacle 1,2〉과 〈Freckle〉에서와는 달리, 작가가 설정한 캔버스 가장 자리 프레임은 전면에 있지 않고 옆면의 반 정도 위치로 밀려나 걸쳐져 있다. 즉, 형상이 앞서 있는 구조가 되었다. 작품, 〈Facing Each Other〉는 캔버스를 갈고닦고 다시 반복해서 칠하는 물리적인 과정으로 침잠시킨 후에, 작가와 관객 앞에 선 독립적인 이미지로서 존재한다.
“들어 올려진”
임지현 작가의 작업 과정에서 자연물에 대한 감정 이입이나 관념을 무의식적으로 택하게 되는 의미망을 벗어나려는 태도가 선행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가 작품을 완성 시킨 후에 이름 붙인 제목들이, 제작 과정에서 다소 어렵게 유지한 중립적 태도를 전복시킬 우려에 대해서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임지현 작가의 작품 제목은 그 대상의 특징을 가리키거나 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기로 한다.
최근작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요소는 검붉은 버건디 색채의 배경과 대비되며 조명되는 형상에 있는데, 지금까지의 화면을 연출하는 방법에서 새롭게 도출된 것이다. 작가의 눈에만 포착된 소재의 일부를 내면에 있는 가상의 장소로 이동시킨다고 가정할 때, 배경에 해당하는 버건디 컬러는 그 특정된 장소처럼 여겨진다. 마치 어떤 모습으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지 모를 열매나 씨앗을 품고 있듯이, 작가는 그 장소에 작품의 전신이 될 소재를 잠길 듯 가라앉힌 채 기다린다. 조금씩 떠오르는 형상들과 색채는 붓으로 조심스럽게 쓸고 손으로 비비기도 하고 문지르며 발굴해 나아간다. 임지현 작가가 말하는 “들어 올려진”다는 표현은, 그의 제작 과정에서 유지하는 태도와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작품 〈Orchid Mantis〉에서 어떤 깊은 심연에서 실크처럼 나풀거리거나 유영하면서 존재하는 형상들이 드러나지 않다가, 불현듯 부표처럼 심연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시공간 자체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든다. 흥미로운 것은, 이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난초 사마귀’라는 작품명이 대상 자체를 지칭할 것이라는 인식 체계에 제동을 건다는 것이다. 규정된 것을 빗겨 “보려는” 관객의 태도는 결국 이미지를 최초로 대면한 작가의 태도와 비슷한 맥락에 놓인다. 또 다른 신작 〈Snaggle Teeth〉, 〈Ribbon〉, 〈Butterfly Tongue〉, 〈Navel〉, 〈Earlobe〉, 〈Fruit and Stinger〉, 〈Summer〉, 〈Flaring〉 등 역시 광범위하게 펼쳐진 하나의 심연에서 침잠되어 있다가 한 사람에 의해 서서히 들어 올려진 이미지들이다.
“회화적 신체”
임지현 작가의 자연물에서 시각적으로 얻은 각각의 장면들이 전시라는 형식으로 하나의 공간에 놓임으로써 작품과 대면하는 개인이 시각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저마다 다른 완전체를 상상할 수 있다. 그 기저에는 자연물을 소재로 삼지만 회화로의 진입 창구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캔버스의 여백을 정이 닿지 않는 조각 이전의 덩어리처럼, 아직 수면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은폐된 존재를 기다리듯이 일관하는 작가의 태도에 있다. 기다림의 과정은 재료와 붓질 그리고 일련의 회화적 행위들로 이루어진다. 임지현 작가가 직면하는 회화는 스스로 감각할 수 있을 정도의 예민한 표면이어야 하고 부분이나 요소가 어떤 전체를 이루는 얼개가 존재하는 구조를 지녀야 한다. 이를 통해 개념적으로 수반되는 유동성과 미세한 운동성은 그의 이미지가 의미나 표상으로 고정되지 않도록 돕고, 작가가 추구하는 “회화적 신체”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회화적 신체는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하기에, 앞으로 임지현 작가의 다양한 색채와 행위가 결합된 회화의 구조적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
* 참고작
참고작) 임지현 Im Jihyun, 〈Tentacle 1〉,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97 x 193.9 cm (120M) , 2024
참고작) 임지현 Im Jihyun, 〈Tentacle 2〉,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97 x 193.9 cm (120M) , 2024
참고 사진) 임지현 Im Jihyun, 〈Tentacle 1,2〉, 더프리뷰성수2024_페이지룸8 부스 전시 전경, 에스팩토리 *조각: 류예준 작가 작품
■ 출품작 이미지
1. 임지현 Im Jihyun, 〈Facing each other〉,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193.9 x 130.3 cm (120F), 2025
2. 임지현 Im Jihyun, 〈Freckl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193.9 x 112.1 cm (120P), 2024
3. 임지현 Im Jihyun, 〈Orchid Mantis〉,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130.3 x 80.3 cm (60M), 2025
4. 임지현 Im Jihyun, 〈Snaggle Teeth〉,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116.8 x 80.3 cm (50P), 2025
5. 임지현 Im Jihyun,〈Ribbon〉,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90.9 x 60.6 cm (30M), 2025
6. 임지현 Im Jihyun,〈Butterfly Tongu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50 x 72.7 cm (20M), 2025
7. 임지현 Im Jihyun,〈Navel〉,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60.6 x 60.6 cm (20S), 2025
8. 임지현 Im Jihyun,〈Hill〉,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40.9 x 60.6 cm (12M), 2025
9. 임지현 Im Jihyun,〈Earlob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3.4 x 53 cm (10M), 2025
10. 임지현 Im Jihyun,〈Fruit and Stinger〉,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1.8 x 31.8 cm (6S), 2025
11. 임지현 Im Jihyun,〈Flaring〉,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1.8 x 31.8 cm (6S), 2025
12. 임지현 Im Jihyun,〈Parting Lin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1.2 x 33.4 cm (4P), 2025
13. 임지현 Im Jihyun,〈Sting〉,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1.2 x 33.4 cm (4P), 2025
14. 임지현 Im Jihyun,〈Summer〉,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3.4 x 21.2 cm (4P), 2025
15. 임지현 Im Jihyun,〈Glossa〉,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7.3 x 16 cm (3M), 2025
16. 임지현 Im Jihyun,〈Bonebed〉,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61.2 x 162.2 cm (100호 변형), 2025
17. 임지현 Im Jihyun,〈Pith〉,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3.4 x 21.2 cm (4P), 2025
18. 임지현 Im Jihyun,〈Thorn and Bead〉,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33.4 x 53 cm (10M), 2025
19. 임지현 Im Jihyun,〈Bridge〉,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40.9 x 24.2 cm(6M), 2025
20. 임지현 Im Jihyun,〈Dew and Dust〉,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40.9 x 24.2 cm (6M), 2025
21. 임지현 Im Jihyun,〈Flesh〉,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7.3 x 16 cm (3M), 2025
22. 임지현 Im Jihyun,〈Sleek Nest〉,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7.3 x 16 cm (3M), 2025
23. 임지현 Im Jihyun,〈Bird〉,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채색 Oil, acrylic on canvas, 27.3 x 19 cm (3P), 2025
■ 작가 약력
임지현 IM JIHYUN (b. 1992)
학력
2015 세종대학교 회화과 (한국화 전공) 졸업
2018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학과(한국화 전공) 졸업
개인전
2025 face to face, Pageroom8, 서울
2023 Climber, 상업화랑 을지로, 서울
2021 Kick, KEEP IN TOUCH, 서울
단체전
2025 Support SARUBIA, Project Space Sarubia, 서울
2025 OCTO, Pageroom8, jiwooheon, 서울
2024 Skins, Pipe Gallery, 서울
2024 Forgotten Realm, 전시공간, 서울
2024 Next-Up, 온수공간, 서울
2024 숨쉬는 선, VODA Gallery, 서울
2023 양희성 임지현 2인전, Mr. Goat, 서울
2023 야성의 부름, Rabbit and Tiger, 서울
2023 Cookie Crumble, 유영공간, 서울
2022 Flâneur, Pipe Gallery, 서울
2022 C.V전: 한 사람의 생애, 빌라해밀톤, 서울
2021 on going, 오픈스페이스 배, 부산
2021 다시 만날 때까지_part3, Show and Tell, 서울
2020 계모의 축복, 미아리 하부공간 미인도, 서울
2017 제3회 뉴드로잉 프로젝트, 양주 장욱진 미술관, 양주
작품소장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서울특별시청 문화본부 박물관과
선정
2023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개인전 선정
2022 <RE:SEARCH>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 선정
2021 <SEARCH_ 예술적 거리두기 해제법>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
2021 오픈스페이스 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참여
■ 전경 전경(사진_양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