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은 itt_eun : 그냥- JUST BECAUSE- (2022.6.15-7.17)


 

▪ 전 시 명: 그냥- JUST BECAUSE-

▪ 참여 작가: 잇은 itt-eun

▪ 전시 기간: 2022년 6월 15일(수) ~ 7월 17일(일)

▪운영시간- 수~일요일 13:00~18:30/ 월, 화요일 휴무

※ 별도의 오프닝 행사는 없습니다.

▪ 전시 장소: 페이지룸8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길 73-10 1층)

▪ 전시 장르 및 규모: 혼합 매체 7점

▪ 전시 기획: 잇은

▪ 전시 담당: 박정원 페이지룸8 디렉터

▪ 문의: 전화) 02-732-3088, pageroom8@naver.com



■ 전시 글

 

박정원 페이지룸8 디렉터

 

잇은 [itt-eun]

 이번 전시 《그냥- 》은 ‘잇은(itt-eun)’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다. ‘잇은’은 김효정 작가와 홍정욱 작가가 만든 아티스트 그룹으로서 두 작가가 추구하는 시각예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반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잇은’은 시각예술이 온전히 시각만으로 인식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는데 필요한 ‘형식’에 대해 탐구한다. 여기서 형식은 ‘잇은’이 자체적으로 정의한 개념에 따른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진화하고 변화하는 ‘환경적 형식주의(grounding formalism)에 근거하는데, 이 환경은 물리적인 개념(environment)이 아닌, 상태(situation or circumstance) 및 공간(groud)의 개념이 강하다”라고 전하고 있다.

 

즉, 작가가 처한 현실적인 상황에 맞는 시각예술을 실현하는 것은 결국 재료와 직결되는 문제이며 재화이자 작품을 지속하고 유지하기 위한 시각예술의 현실적인 진화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잇은‘은 지극히 현재를 드러내는 시각예술을 보여준다.

 

김효정 작가와 홍정욱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위한 협력자이다. ‘잇은’ 프로젝트의 작품은 철저히 협업을 통해 하나의 시각예술을 위해 공동 작업을 한다. 그 과정은 흥미롭게도 상황과 우연성을 따른다. 하나의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기보다 서로의 시간과 안목을 존중하는 선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캔버스와 작품이 완성되면, 나무와 입체 심지어 가구를 다루는 작가의 작업실로 이동한다. 그리고 페인팅에 어울리는 액자 형태의 구조물을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소품 제작과 서로 간의 자문은 실시간으로 또 돌발적으로 그때그때 이루어진다.

 

‘잇은’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두 작가가 서로에 대한 안목을 신뢰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었다. 각자의 작품은 서로의 안목에 기대어 제작 공정의 일부로서 존재한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서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과 기존에 시도할 수 없었던 부분에서의 작업의 공백을 이번 프로젝트, ‘잇은’을 통해 메워지길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기대감은 시각적인 요소를 충족시키는 시각예술을 위한 실험적인 공동 작업으로서 의미 있는 지점을 갖는다.

페인팅은 조형적인 부분이 되고 와이어는 선(line)이 되고 나무 구조물은 페인팅의 확장이자 액자가 되는 이 신선한 시도는 두 작가의 독창성이 이루는 감각의 조화이다.

시각예술로서 가장 이상적인 형상을 만들겠다는 시도의 결과물은 그저 “좋다”라는 감탄사로 끝을 맺는다. 그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그냥-”.■



■ 전시 리뷰

‘잇은’ 프로젝트 《그냥-》 2022. 6. 15. - 7. 17. 페이지룸8


당신이라는 우연

김지연 (미술비평)

 

  대화와 관계는 1인칭이 아니다. 상대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그러나 1인칭 너머의 세상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하고,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통제하려 한다.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도. 하지만 닫힌 고리 속에서 안정만 추구하는 대화와 관계는 더이상 새로움을 찾지 못하고 낡아버린다. 다름과 다름이 서로 만나 반응하고 움직일 때 다른 곳으로 뻗어 나가고 변화할 수 있다. 

  ‘잇은’ 프로젝트는 바로 그런 가능성을 탐구한다. 김효정 작가가 그림을 그리면 홍정욱 작가가 나무로 구조물을 만들고 오브제를 더한다. 반대로 홍정욱 작가가 먼저 구조물을 만들고 캔버스를 짜면, 김효정 작가는 주어진 화면에 그림을 그린다. 오고 가는 사이에 서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지만, 이들은 안정된 결과를 위해 예측 불가능성을 제거하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최대한 그러잡기를 택한다. 

  잇은의 작업은, 자꾸만 커지는 담론에 점점 밀려나는 조형 언어를 다시 불러오기 위한 실험으로서 시작되었다. 조형적 요소의 가능성을 활용해 신나게 놀아보는 자리다.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해 만든 룰은 바로 환경의 제약이었다. 서로 상대방의 환경이 되어, 통제하지 못하는 장애물을 만들고 우연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며 자기 작업의 몸체를 줄였다 늘였다 부풀렸다 가라앉혀 본다. 동시에 작업하는 동료로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다. 그러니까 이 프로젝트는 주어진 환경에 자신을 맞춰보고, 그 환경을 제공하는 서로의 관계를 맞춰보는 일이다. 이는 지속 가능한 시각예술을 위한 실험이자 관계성에 관한 실험이다. 

  상대를 신뢰할수록 예측 불가능성을 두려워하기보다 우연성에 기대기가 쉬워진다. 오히려 해보지 않았던 것을 시도할 가능성을 건네받는다. 그래서 두 작가는 미리 상의하기보다 그저 상대가 준 것을 넘겨받아서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당신이 예상치 못한 선을 긋는다면 나도 계획에 없던 선을 그어본다.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바삐 손을 움직인다. 신뢰의 층이 두터워지며 작품의 밀도가 쌓인다. 어디로 갈지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지만 두렵지 않다. 그래서 이 작업은 사랑의 관계와 닮았다. 

  형태와 색깔을 주고받으며 만든 리듬은 개별 작품을 넘어 전시장 전체를 휘감는 커다란 리듬을 만든다. 불쑥 튀어나온 와이어를 따라 다른 작품으로 시선을 옮긴다. 캔버스를 끌어안은 곡선이 반대편의 곡선과 이어진다. 캔버스에 그은 선이 나무로 만든 틀과 연결되고, 틀은 캔버스와 닮은 컬러로 화답한다. 이어 납작하고 동그란 것이 보이고 그 끝엔 작고 동그란 것이 있다. 작고 동그란 것들을 찾으며 구석구석 눈길을 보낸다. 고개를 기울여 작품의 옆면을 살펴보고 몸을 숙여 아래를 올려다본다. 다시 까치발을 들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찾는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처럼 자꾸 예상외의 좋은 점을 발견한다. 

  촉감 놀이를 하는 아기들이 생전 처음 만나는 쾌감을 느끼듯, 관객은 눈으로 작품을 만지며 시각이란 것을 처음 사용하는 듯 신선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복잡한 제목은 없다. <그냥->이다. ‘그냥’은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깊고 넓은 말이다. 누군가를 그냥 좋아한다는 것은 지금 보이는 것을 전부 수용하고 새로운 점조차 좋아해보겠다는 결심, 더 발견하고 싶다는 호기심까지 포괄하는 용감하고 사랑스러운 표현이다. 

  관계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성을 포함하기 때문에 타인이라는 제약이 내게 핸디캡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는 그에 맞추어 선 하나를 더 그어본다. 때로는 가느다란 선 하나가 양쪽을 봉합하는 더 나은 해결책이 된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당신이 있어야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다. 누군가를 그냥 좋아하는 일, 즉 한 사람을 탐구하고 발견해내는 일이 매번 놀라운 순간을 가져오는 것처럼 원래 알던 조형 언어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전혀 새로운 것이 된다. 그리고 이 새로운 순간은 나를 확신하며 동시에 상대의 다름을 믿을 때 현실화된다. 한곳에 머무르는 안정된 상태가 아니라, 서로가 안전하게 손을 잡은 상태로 모르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상태다. 

  두 작가는 조형 언어를 서로 주고받으며 느끼는 순수한 재미와 우연에 기댄 시각예술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더 발견해보려고 한다. 잇은의 작업 속에서 두 작가, 작가와 작품, 작품과 관객, 그리고 작품을 통과하는 작가와 관객의 관계는 모두 열린 텍스트다. 우리는 서로에게 우연한 가능성이다. 서로 믿고 발견해보려는 결심과 함께 이 텍스트는 멀리, 더 멀리 나아간다. 누군가를 그냥 좋아하기 시작한 마음이 대체 얼마나 커질지 알 수 없는 것처럼. ■ 

 



■ 작품 이미지


잇은 itt_eun,〈그냥-1  JUST BECAUSE-1 〉,  아크릴 채색,  새틴-아크릴(satin-acrylic)판넬, 자작나무 구조물에 무반사유리 &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38 x 34 x 4 cm, 2022


잇은 itt_eun,〈그냥-2 JUST BECAUSE-2 〉, 아크릴 채색, 소나무 구조물에 와이어와 와이어 채색,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85×51×50 cm, 2022


잇은 itt_eun,〈그냥-3 JUST BECAUSE-3 〉, 물푸레나무 프레임에 와이어 &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75 x 43 x 5 cm, 2022


잇은 itt_eun,〈그냥-4 JUST BECAUSE-4 〉, 아크릴 채색, 원형 자작나무 구조물에 와이어와 와이어 채색 & 우드볼에 아크릴 채색, 지름 19 x 8 cm, 2022


잇은 itt_eun, 〈그냥-5 JUST BECAUSE-5〉, 소나무 구조물에 아크릴 채색, 와이어 &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83 x 31 x 38 cm, 2022


잇은 itt_eun, 〈그냥-6 JUST BECAUSE-6〉, 자작나무 구조물에 아크릴 채색 &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42 x 37 x 24 cm, 2022


잇은 itt_eun, 〈그냥-7 JUST BECAUSE-7〉, 자작나무 구조물에 아크릴 채색, 와이어, 우드볼 &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97 x 68 x 18 cm, 2022



■ 전시 전경 (사진_양이언)



■ 작가 약력

 

홍 정 욱 (HONG, Jung-Ouk)

 

2020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예술공학 박사취득

2009 영국 런던대학교 Slade대학원 회화과 졸업

2005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2002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 인 전

2020 'DIA-' (갤러리 SP, 서울)

2019 'plano-' (리안갤러리, 서울)

2018 'nor' (봉산문화회관-유리상자, 대구)

2017 'INFILL' (소피스 갤러리, 서울)

2016 'inter:vestige' (스페이스 오뉴월, 서울)

2013 'in situ' (김종영 미술관, 서울)

2012 '-gon' (GYM project, 서울)

2011 'co-' (가인 갤러리, 서울)

2006 'axis' (노암 갤러리, 서울)

2005 ': avi-' (갤러리 pici, 서울)

2003 'ball of line' (룩스 갤러리, 서울)

 

2 인 전

2015 'Metaphysics' (한미 갤러리, 서울)

2015 'inter-' (BABEL, 트론헤임, 노르웨이)

 

주요 그룹전

2020 'Sharpness 작업의 온도' (일우 스페이스, 서울)

2020 '모 EDGE' (스페이스 소, 서울)

2019 '美术所在的那个家' (북경 송좡당대예술문헌관, 베이징)

2019 '미술이 살고 있는 그집'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동경 / FEI ART MUSEUM YOKOHAMA, 요코하마)

2017 '이면탐구자: ulterior' (경기도 미술관, 안산)

2017 'Once upon a time'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

2017 '그 집' (OCI 미술관, 서울)

2016 '별별동행' (OCI 미술관, 서울)

2015 'Hesitation Form: 시작되면 사라질 것 (스페이스 오뉴월, 서울)

2015 'cre8tive report' (OCI미술관, 서울)

2014 'VOYAGE: One day but the Eternal Now' (LAMPLAB, 서울)

2013 'Love impossible'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2012 'Sculpture al Fresco II' (Great Fosters, 런던)

2011 SUBMIT2GRAVITY 'You are not in control'(Netil House, 런던)

2011 'The Outer Limits' (James Freeman Gallery, 런던)

2010 'Future's Future's Future' (영국한국문화원, 런던)

2010 'Guasch Coranty International Painting Prize 2010'

(Centre d'Art Tecla Sala, 바르셀로나)

2010 'WAYS OF SEEING' (I-MYU projects, 런던)

2009 'Bloomberg newcontemporaries 2009'

(Cornerhouse, 멘체스터 & A Foundation, Club Row, 런던)

2009 'CROSS FIELDS' (영국한국문화원, 런던)

2009 'Beyond the Line(선(線)의 확장)' (가인갤러리, 서울)

 

수상

2013 김종영미술관 올해의 젊은조각가, 서울

2010 Guasch Coranty International Painting Prize 2010, 바르셀로나 (finalist)

2009 New Contemporaries 2009, 런던 (finalist)

2004 제 4회 송은미술대전, 서울 (입선)

 

레지던시

2015 LKV(Lademoen Kunstnerverksteder), 트론헤임, 노르웨이

2014 OCI 미술관 창작스튜디오

2013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김 효 정 (Hyojung Kim)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 인 전

2017 사물_거리다 (갤러리밈, 서울, 한국)

2017 prop (갤러리밈 윈도우갤러리, 서울, 한국)

2017 glimmer (한미갤러리, 서울, 한국)

2013 intangible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한국)

2011 awaken (mokspace, 런던, 영국)

2009 guided dream (갤러리 담, 한국)

2004 in∣◂play (한전프라자갤러리, 한국)

 

주요 그룹전

2017 The Prologue (한미갤러리, 서울, 한국)

2016 확산을 위한 변화들 (스페이스 알트, 파주, 한국)

2016 북소리 (박영갤러리, 파주, 한국)

2015 inter_사이 (BABEL, 트론헤임, 노르웨이)

2015 망각에 저항하기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안산, 한국)

2014 '공간을 점령하라!' (아트 스페이스 정미소, 서울, 한국)

2014 New Generation, (able fine art NY gallery, 서울, 한국)

2013 드로잉 쓰고 또 쓰다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한국)

2013 무브 앤 스틸: 네트워킹 프로젝트 (대구예술발전소; 수창동에서, 대구, 한국)

2012 사라지거나, 기억되지 않거나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한국)

2012 形形色色 (킨텍스, 일산, 한국)

2012 잇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한국)

2011 make space (make space, 런던, 영국)

2009 아트로드77 (art factory & with artist gallery, 파주, 한국)

2007 Dreamscapes (Kashya Hildebrand gallery, 취리히, 스위스)

2007 From Heyri (북하우스 갤러리, 파주, 한국)

2007 기색(氣色) (아트 팩토리, 파주, 한국)

2004 Behind (창갤러리, 서울, 한국)

2004 시사회展 (network space>>team_preview, 서울, 한국)

2003 “화기애애”(畵氣愛愛), (종로갤러리, 서울, 한국)

2003 Project a.l space (총신대학교, 서울, 한국)

2003 “화인열전”(話人熱展) here & now image (한전프라자갤러리, 서울, 한국)

2003 “싸이코드라마” project<PCPI> (성곡미술관, 서울, 한국)

2002 GPS 'where is where?'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2001 신진작가발언전, (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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